어느 의자의 기억
나는 의자다.그것도 버스정류장의 의자다.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거쳐 갔다.사랑을 속삭이던 연인들도, 오랜 세월을 함께한 노부부도, 군복을 입은 젊은 군인도, 작은 손을 꼭 쥔 어린아이도, 그리고 엄마와 아기도 있었다.이별의 슬픔을 안고 앉아 있던 외로운 연인도, 하루의 피로에 지친 가장도, 잠시 쉴 곳을 찾아온 노숙자도, 꿈을 안고 세상에 나온 소녀도, 새로운 삶을 찾아 길을 떠난 가출한 아이들도...나는 비록 이곳에 고정된 채로 있을 수밖에 없는 의자에 불과하지만,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잠시나마 쉬어 갔다.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와서 나에게 기대었다. 그들의 숨결과 체온이 나에게 남았다.사랑의 속삭임, 슬픔의 눈물, 기쁨의 웃음소리, 고된 한숨, 희망의 속삭임...나는 그 모든 것을..
2024. 7.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