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이야기들10 조금씩 조금씩 늦가을의 찬바람이 겨울의 문턱을 두드리는 시기 집 안은 고요하다. 침묵을 깬 것은 핸드폰의 8시 알람 소리. 민감형은 짜증을 내며 일어나 책상으로 향한다. 핸드폰을 끄고 의자에 털썩 앉아 졸린 눈으로 멍하니 벽을 바라본다. 다시 울리는 알람. 민감형은 정신을 차리며 방의 불을 켠다. 책상 앞 벽에는 '올해는 꼭 작품을 만들자'라는 글씨가 적혀 있다. 그는 양손으로 볼을 찰싹 때리며 결의를 다진다. 그러나 눈앞의 흰 종이를 바라보며 그의 얼굴은 어두워진다. 시간은 흐르고, 창밖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려온다. 익숙한 멜로디가 감성을 자극하지만, 연습 중인 건지 같은 부분에서 계속 틀리며 민감형의 인내심을 시험한다. 며칠 동안 반복되는 엉망진창의 피아노 소리에 항의하고 싶지만, 1층 주인집 어린아이.. 2024. 7. 26. 일다나 성냥팔이 소녀 '일다나'할머니는 과거에 마녀로 몰려 화형을 당했고,그 뒤 부모님 역시 마녀 가족으로 몰려 죽게 되었지만,다행히 소녀만 무사히 도망쳐 고아로 자라게 되었습니다.너무 어릴적의 일이라 소녀'일다나'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소녀'일다나'는 성냥공장에서 일을 해야했고성냥공장은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습니다. 성냥을 만드는 물질은 몸을 망가뜨렸고, 심하게 몸이 망가진 소녀들은 공장에서 쫓겨났습니다. 소녀'일다나'도 일을 하면서 몸이 망가지게 되었고,결국 성냥이 잔뜩 든 보따리를 들고 공장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춥고 배가 고파 성냥을 팔려고 했지만,사람들은 소녀의 흉측한 모습 때문에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해 가장 추운 날, 크리스마스 날 소녀'일다나'는 성냥을 하나도 팔지 못했습니다... 2024. 7. 3. 런! 나는 오늘도 달린다.내가 잘하는 것은 달리기뿐이다.할 줄 아는 것도 달리기뿐이다.내가 달리기하는 이유는 어릴 적 본 그 광경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체육 대회가 있었다.100m 달리기 경기가 열렸고, 나는 학교에서 빨리 달리는 학생 중 하나였다.하지만 그날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머리가 지끈거리고, 배도 아팠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달리고 싶었다.세상이 심하게 울렁거릴 정도로 컨디션이 나빴지만, 총소리와 함께 달리기 시작했다. 어떤 정신으로 뛰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주위는 계속 울렁거렸고, 내가 달리던 순간도 울렁거렸다.다른 친구들은 하나둘 나를 앞질러 갔다. 평소 같으면 나와 비슷한 속도로 달리던 친구들이었다.유일하게 잘하는 달리기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나는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달리.. 2024. 6. 11. 에볼루션 프롤로그2035년, 지구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환경 파괴와 자원 고갈의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그때, 전 세계의 주요 도시에서 이상한 빛이 나타나며 시작된 외계인의 침공. 그들은 외계에서 온 고도로 진화한 종족으로, 인류를 새로운 단계로 진화시키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첫 접촉외계인, 케프리는 지구에 도착하여 인간의 형태로 변신했다.그는 커다란 머리와 큰 눈, 길고 가는 팔다리를 가진 본래의 모습을 홀로그램 기술로 가리고,매력적인 인간 남성의 모습으로 변신했다.그의 목표는 인류 중에서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대상을 찾아 교미를 통해 진화된 자손을 만드는 것이었다. 케프리는 뉴욕의 한 대학교에서 유전학을 연구하는 에밀리 박사를 타깃으로 삼았다.그녀는 뛰어난 지능과 유전적으로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 2024. 6. 9. 다이(die)-어트 이름 ‘나미녀’ 어릴 때는 이름 그대로 미모가 뛰어났었는데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서 너무 먹어서 찐 살을 빼려다 요요로 인해서 현재 몸무게 (108kg)이 되었다. 주위에선 딱 보기 좋다고 하는데 자신을 질투하는 사람들의 입에 발린 말로 들린다. 살을 빼려고 그동안 해보지 않은 다이어트가 없을 정도 그때마다 몸무게는 의도한 바와 다르게 계속 늘어났고 지금은 감당이 안 되어서 포기한 상태 어느 날 SNS로 친구 신청이 들어오는데 프로필 사진엔 훈남 얼굴이 박혀있다. 그런데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띈다. "한재영" 곰곰이 생각하다. 떠오르는 한장면 바로 중학생 때 자기에게 고백했던 통통했던 남자아이 그 아이가 바로 한재영이었다. 재영이는 그 뒤로 외국에 가서 만나지 연락이 끊어졌다. 한국에 있을 땐 참.. 2024. 5. 27. 비가 내리는 어느 날 비가 내리는 어느 날,남자가 잠에서 깨어난다.시계를 보니 이른 6시 24분이다. 남자는 품에 안겨 잠든 여자를 바라본다.고요한 정적 속에서 그녀의 숨결과 작은 움직임 소리만 들린다. 여자가 뒤척인다.남자는 그녀의 얼굴과 움직이는 손을 보며 사랑스러움을 느낀다.흐린 날의 차분한 회색빛이 방 안을 감싼다. 그는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지,그리고 그녀와 함께 있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한다.그리고 과거를 떠올린다.혼자였던 시절의 오늘처럼 비 오는 날그날 느꼈던 공허함과 깊은 외로움. 알 수 없는 불안함.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그때의 기억. 남자는 여자의 따뜻한 품속으로 들어가 편안한 얼굴로 다시 잠을 청한다.방 안에는 잔잔한 빗소리가 흐른다. 2024. 5. 2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