벛꽃.1 그리고 맑음 버려지다 옥탑방의 창문으로 벚꽃잎 하나가 날아들어 토끼인형 위로 살포시 내려 앉았다. 봄이 이 구나. 그 순간, 나는 과거의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날도 오늘처럼 포근한 봄날이었다. 나는 오래도록 그녀와 함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제나 그의 곁에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날, 나는 버려졌고 나의 세상은 무너졌다. 수많은 사람으로 붐비던 거리에서 나는 마치 잊힌 존재처럼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았다. 모든 이의 발걸음은 빠르게 어디론가 향했고, 나를 보아주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날, 소영이 나를 주웠다. 소영의 가방 속에서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 채 가방 위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방 안으로 벚꽃잎 하나가 내려와 내 가슴 위로 사뿐히 떨어졌다. 나는 소영의 가방 한편에서 하늘.. 2024. 5.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