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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유 뮤직비디오 "기억의 바깥"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이야기를 적었다. )
파트 1 - 사라져가는 기억 속에서 -
생소한 공간과 낯선 사람들
이지영은 65세의 나이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그녀의 하루하루는 혼란 속에서 시작된다.
그녀는 어느 순간부터 생소한 공간에서 낯선 사람들과 살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매일매일 바뀌었지만, 행동과 목소리는 변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옷은 바뀌지 않고 얼굴만 바뀌었다.
의사, 간호사, 아들, 사랑하는 사람까지. 이지영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왜 여기에 있는지 혼란스러웠다.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
그녀가 있는 공간은 익숙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모르는 이들뿐이었다.
두려움에 휩싸인 이지영은 그곳을 떠날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그녀가 사랑했던 사람, 하기현과의 추억이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하기현이 가지고 있던 시계, 그가 좋아했던 파란 꽃, 그가 만든 모형 배, 기차, 그리고 함께 찍은 사진들까지.
이지영은 사람들에게 그 시계의 주인을 묻는다.
"이 시계 주인 아세요?", "그 사람 이름은 하기현이라고 해요."
그러면 옷이 바뀌지 않는 사람 중 한 명이 슬픈 얼굴로 대답한다. "나 모르겠어? 나야, 하기현. 하기현이라고 내가." 이지영은 자신이 찾던 그 사람을 찾아달라고 부탁하지만, 언제나 같은 대답뿐이었다.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
그녀가 그 공간을 떠나지 못한 이유는 바로 그곳에 그녀가 아는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기현의 시계, 그가 만든 모형 배, 기차, 그리고 사진들. 무엇보다도 함께 했던 시간의 기억들이 그녀를 붙잡았다.
그러나 점점 그 공간이 어색해졌다.
물건들의 색이 바래가고, 알던 것들도 회색으로 변해갔다.
기억이 사라져가는 것이다.
하기현의 노력
하기현은 아내의 기억을 잃어가는 과정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
의사를 찾아다니고, 책을 뒤적이며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기억의 소멸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를 잊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결국 나조차 잊게 되었다.
점점 하나둘 기억이 사라져가던 그녀는 때로는 아이처럼, 때로는 연애 시절 처럼 행동했다.
기억의 조각을 맞추다
하기현은 그녀의 기억 속 조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그녀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기억의 노트를 작성했다.
가족과 함께했던 추억들, 중요한 순간들을 기록하며 그녀가 잊지 않도록 노력했다.
그렇게 하면서도 그는 스스로를 탓했다.
‘왜 그리도 나는 무심했을까?’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기억의 노트를 작성하면서 느꼈던것은 너무 많은 것을 몰랐고,
그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를 괴롭혔다.
희미해져 가는 공간과 사다리
시간이 흐르면서, 이지영의 기억은 점점 더 희미해져 갔다.
그녀는 점점 더 혼란스러워했고, 그 혼란 속에서 그녀는 때때로 밝은 빛과 함께 나타나는 사다리를 보았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그녀가 그토록 찾던 사랑하는 하기현이 그곳에 있었다.
때로는 없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곳에서 그녀는 하기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하기현에게 편지를 써서 언제나 그곳에 있어 달라고 부탁했다.
"사다리와 함께 문이 나타난다면 언제나 그곳에 있어 줘. 꼭 만나러 갈게."라고.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과 남겨진 흔적들
그러나 어느 순간 다시 낯선 그곳으로 돌아와 있다.
그리고 점점 그 공간이 어색해진다. 물건의 색이 바래가고, 알던 것들도 회색으로 변해간다.
이지영은 기억의 사라짐을 느끼며 두려워했다.
그녀는 기억 속에 남아있는 흔적들을 붙잡고자 노력했지만, 그조차도 점점 희미해져 갔다.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의 기억들, 그리고 그녀의 아이까지. 지금 그들은 어디 있을까? 나만 두고 다들 어디로 갔을까?
파트 2 - 기억의 조각을 맞추며 -
아내를 위한 노력
하기현은 아내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요양원에 보내지 않기 위해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아내의 기억 속 조각들을 맞추기 위해 가족, 친구들을 인터뷰하며 기록을 정리했다.
이지영이 기억 속에서 찾던 공간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그곳에 하기현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란 꽃, 시계, 모형 배, 기차 등과 함께 사진과 편지들은 이지영의 기억을 붙잡아주었다.
기억의 노트
하지현은 아내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지영이 자신을 알아볼 때면, 그는 반갑게 맞아주었다.
"잘 왔어"라고 말하며 그녀를 안아주었고,
알아보지 못할 때는 "지금 몇 살인가요?"라고 물으며,
그 시절의 기억 속 인물이 되어주었다.
그녀의 기억 속 한 사람이 되어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게 그녀에게 가장 큰 행복일 테니까.
기억의 사다리
그는 차근차근 그녀의 기억 조각들을 노트에 기록하고, 또 기억했다.
아주 가끔 그녀의 기억이 온전히 돌아올 때면,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왜 이렇게 주름이 많이 늘었어. 미안해, 이렇게 혼자 외롭게 해서…
" 그럼 하기현은 최대한 밝게 웃으며 대답했다.
"언제나 함께 있으니까 괜찮아."
그러나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해도, 흘러내렸다.
그녀가 남긴 편지
어쩌다 자리를 비웠을 때, 그녀의 기억이 돌아온 것을 보지 못했을 때, 그녀는 편지를 써두었다.
그 편지에는 나에게 미안하다는 내용과 함께 안부를 물었다.
그는 벽에 그녀와 함께한 중요한 순간들의 사진을 걸어두었다.
조금이라도 그녀의 기억이 잘 돌아오기를 바라며. 또한 그녀가 좋아했던 노래들을 틀어주었다.
무엇이 그녀의 기억을 되찾아줄 사다리가 될지 몰랐기 때문이다.
무심함에 대한 후회
하기현은 자신이 무심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인정했다.
사랑했지만, 그녀를 혼자 둘 때가 많았다.
일 때문에, 직장 때문에, 고민 탓에, 그리고 피곤하다는 이유로.
많은 시간을 함께했지만, 돌이켜보면 너무 적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친구와 가족들을 집으로 초대해, 그녀에 대한 기억을 기록하고 정리했다.
때로는 그녀와 함께 직접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게 하나둘 기억의 조각을 맞춰나갔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것이 전부였다.
잠깐씩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
가장 큰 위로는 잠깐씩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이었다.
그 시간이 지나면 다시 혼자만의 외로운 시간이 되었다.
마치 그녀를 외롭게 한 것에 대한 벌처럼.
하기현은 그녀와 함께 있을 때 다시 기억이 사라진 상태가 되면, 최대한 혼란스럽지 않게 대하려 했다.
그러나 그것이 항상 쉽지는 않았다.
그녀를 위한 마지막 노력
시간이 흐르면서, 이지영의 기억은 점점 더 희미해져 갔다.
하기현은 그녀가 좋아했던 것들, 함께 했던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그는 그녀가 기억을 되찾을 수 있도록, 그녀가 혼란스러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기억은 점점 더 멀어져갔다.
하기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지만, 그녀의 기억을 온전히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그녀를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기억을 잃어가는 순간에도, 그는 그녀를 위해 항상 곁에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기억 속에서, 그녀의 마음속에서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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